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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워지면 더 먹고 싶어진다? 겨울철 식욕이 오르는 이유 4
말도 살이 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기름지고 열량 높은 음식이 당기는 기분이 들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과도한 식욕의 원인으로 추운 날씨를 꼽는데, 과연 사실일까?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최원철 원장(이오의원)은 겨울철 식욕에 대해 "일반적으로 가을, 겨울에 식욕이 올라오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날씨가 추워지면 기초대사량이 증가하기 때문에 살이 빠지는 것에 대비해 더 많은 에너지를 비축하기 위한 자연스러운 변화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추워지는 시기에 식욕이 증가할 수 있다는 의미. 이 외에도 다양한 원인에 의해 겨울철은 식탐이 늘기 좋은 계절이라는데, 그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1. 체온 유지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탓에 우리 몸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가 증가한다. 대사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체내에 더 많은 열량이 공급돼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고칼로리 식품이 당기고, 식욕이 늘어난다.
또한 식사를 마친 후 포만감을 느끼면 음식을 더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이유는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하는 열이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이 사라지기 때문인데, 추운 겨울에는 포만중추를 자극하기 위해 더 많은 열이 필요하게 된다. 따라서 평상시보다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해야 식욕이 떨어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 수면 시간 부족
일조량과 활동량이 줄어들면서 숙면을 취하기 어려워지는 것 역시 겨울철에 식욕이 폭발하는 이유 중 하나다. 숙면을 취하는 데 필요한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줄어들고, 이로 인해 수면 시간이 줄어들면 식욕을 관장하는 호르몬의 방출량에까지 변화가 생기는 것이다.
잠이 부족하면 공복감을 느끼게 만드는 그렐린(ghrelin) 호르몬의 분비가 늘고, 반면 식욕을 억제하는 렙틴(leptin) 호르몬은 줄어든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분비도 증가하는데, 코르티솔은 특히 고열량·고지방·고당분 식품을 당기게 만들어 폭식의 원인이 된다.
3. 계절성 우울증
일조량의 감소로 인한 심리적인 변화가 식욕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계절성 우울증(seasonal affective disorder, sad)은 겨울철 햇빛이 줄어들면서 체내 비타민 d의 합성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행복 호르몬인 세로토닌(serotonin)의 생성이 감소해 우울감을 느끼는 증상을 의미한다.
계절성 우울증이 발생하면 뇌에서는 부족한 세로토닌을 보충하기 위해 식욕을 자극하는데, 특히 세로토닌의 원료가 되는 탄수화물을 갈구한다. 이로 인해 높은 열량과 당분을 함유한 식품을 찾게 된다. 게다가 세로토닌의 감소로 인한 지속적인 스트레스 자극은 코르티솔의 분비도 높여 과식과 폭식을 반복하기 더욱 쉬워진다.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사 한경호 원장(탑정신건강의학과의원)은 "sad는 대부분 늦가을 및 초겨울에 시작해서 봄이 되면 사라지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라면서 "과식, 체중 증가, 단것에 대한 욕구와 무력감, 과다수면 등의 증상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로토닌의 이상과 멜라토닌의 과잉생산, 비타민 d 부족 등이 유력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규칙적인 식사와 생활습관, 낮 동안 산책 혹은 야외활동 등을 통해 증상의 완화가 가능하다"라고 전하면서 "가까운 정신과에 내원해 항우울제, 비타민 d 등을 복용하거나, 인지행동 치료, 광치료도 시도해 볼 수 있다"라고 권유했다.
4. 잦은 술자리
연말연시 이어지는 잦은 술자리 역시 겨울철 식욕 조절을 방해하는 주요한 요인이다. 알코올 성분은 일시적으로 혈당 수치를 떨어뜨려 탄수화물과 같은 당분을 계속 갈구하게 만든다. 또한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고 탈수 현상을 유발해 식욕이 왕성해지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알코올로 인해 자제력이 사라지면 음식을 섭취하고 싶다는 욕구가 더욱 강렬하게 느껴지고, 이미 음식을 많이 섭취한 상태더라도 계속해서 먹을 것을 찾게 된다. 알코올 자체가 신경계를 자극해 그렐린의 분비를 증가시키기도 하며, 알코올로 인해 수면의 질이 저하되면 다음날 아침까지 그렐린의 분비가 더욱 촉진돼 계속해서 음식을 찾게 된다.
하이닥 가정의학과 상담의사 최원철 원장(이오의원)은 "사람의 몸은 기계와 같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일상생활 자체만으로도 체중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라면서 "부적절한 생활 습관, 수면 형태, 스트레스 등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면서 "먹는 양과 운동량 조절 등으로 건강을 유지하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도움말 = 최원철 원장(이오의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한경호 원장(탑정신건강의학과의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