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인 1천만 명 시대. [모락모락(毛樂毛樂)]은 떨어지는 모발 한올 한올이 소중한 탈모인들을 위한 기획 기사입니다. 성형외과 전문의 박수진 원장(맥스웰피부과)과 함께 다양한 탈모 지식과 궁금증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전합니다.‘탈모약을 먹으면 성 기능이 떨어진다, 가슴이 나온다’ 등 탈모약 부작용 때문에 복용 전에 고민하거나 꺼리는 사람들이 많다. 박수진 원장과 함께 탈모약 부작용에 관해 자세히 알아본다.
q. 탈모약 복용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대표적인 부작용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확률은 어느 정도인지 궁금합니다.탈모약 복용을 고민하거나 복용 중인 환자분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인데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걱정할 만한 부작용은 없다’입니다. 현재까지 남성형 탈모증 치료제의 보고된 부작용은 2~3%의 남성에게서 나타나는데 발기 부전, 성 기능 저하, 사정량 감소, 남성형 유방 등이 알려져 있습니다. 아직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부분은, 남성형 탈모증 약을 먹으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estosterone)이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남성형 탈모증 약은 5-알파 환원효소(5-α reductase)의 작용을 막아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모낭의 뿌리를 공격하는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라는 호르몬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억제해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두피 모낭이 축소되는 것을 막아 탈모의 진행을 억제합니다. 약을 먹으면 테스토스테론에서 dht로의 전환이 감소하며, 몸에 테스토스테론은 오히려 축적됩니다. 실제로 혈액 검사를 해보면 약물 복용 후 남성 호르몬은 평균 20% 상승합니다. 이 말인즉슨, 약물을 복용하면 무산소 운동을 하는 분들은 오히려 근육량의 증가가 평소보다 더욱 쉽게 일어날 수 있으며, 성 관련 기능도 향상할 수 있습니다.
진짜 약을 처방해도 그 약이 해롭다고 생각하거나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환자의 부정적인 믿음 때문에 약효가 떨어지는 현상을 ‘노시보(nocebo) 효과’라 합니다. 발기력 등 정력과 관련된 호르몬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으로, 안드로겐성 탈모의 원인 호르몬인 dht를 억제하는 탈모약과는 상관이 없습니다. 한 임상 사례에서 약을 처방하면서 성 기능 관련 부작용에 관해 설명한 환자군과 설명을 하지 않은 군으로 나누어 1년 동안 추적 관찰을 한 결과, 성 기능 관련 부작용에 관해 설명한 환자군에서 유의하게(약 3배) 성 기능 관련 발생 건수(발기 부전, 성욕 감소, 사정 장애)가 증가하였습니다. ‘모르는 게 약이다’라는 말이 딱 맞는 경우인데요. 탈모치료제의 부작용은 2~3% 정도이고, 약을 중단하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됩니다. 또한 약을 6개월 이상 복용하면 호르몬 불균형이 인체의 피드백 시스템에 의해 모두 정상으로 맞춰지면서 57%의 환자에서 부작용이 개선되었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요즘 편의점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성분 진통제의 제품설명서를 읽어보면, 복용 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으로 급성 전신성 발진성 농포증, 스티븐스-존슨 증후군, 독성 표피 괴사용해, 아나필락시양 증상, 천식 발작, 적혈구 파괴성 빈혈, 장천공, 만성간괴사 등 무서운 단어들이 많이 적혀 있습니다. 코로나 기간에 이 제품은 품절 사태를 일으킬 정도로 많은 분들이 복용했는데요. 이러한 부작용에 대해 우려를 하며 복용하는 환자분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유독 탈모약의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는 분들이 많은 것은, 우리 일상생활의 중요한 부분인 성과 관련된 잘못된 소문으로 인한 것으로 생각합니다.마지막으로 다시 강조 하고 싶은 점은, 전문의와 상담 후 올바르게 복용한다면 탈모약은 걱정할 만한 부작용은 없으며, 나타나더라도 모두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q. 최근에는 탈모약을 해외직구해서 복용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대한민국에서 의사가 처방하고 약국에서 구매하는 의약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철저한 관리 감독하에 안전성이 보장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직구를 통해 구매하는 약품은 어떠한 안전성도 보장받지 못하는 약품입니다. 최근 인도에서 탈모약을 저렴하게 구입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약품을 제조하는 공장의 위생 상태를 알 수 없으며, 그중에는 검증받지 못한 약품이 있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리나 납 성분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소량이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할 수도 있으나, 납 중독의 증상은 납이 인체에 축적됨에 따라 나타나는 것이므로 대부분이 만성적이며 낮은 농도의 납에 오랜 시간 동안 노출되면 증상이 생기기까지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수 있습니다. 식욕부진, 구토, 체중 감소부터 혼수, 경련 등이 따르며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매일 먹는 약을 조금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고 해서 안전성을 보장 받지 못한 제품을 복용하는 행위는 매우 위험합니다. 지금은 특허가 풀리면서 저렴하면서도 성능은 동등한 제네릭(generic) 의약품들이 많으므로, 안전성을 보장받은 약을 제대로 처방받고 복용하기를 권합니다.
q. 탈모약을 오래 복용할수록 부작용이 생기기도 하나요?오히려 반대인 경우가 많습니다. 처음 복용할 때는 남성 호르몬인 혈중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평균 20% 증가하기에, 첫 복용 1주 후부터 2~3개월까지 호르몬의 불균형을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을 6개월 이상 장기간 복용하면 몸의 피드백 시스템에 의해 호르몬이 다시 균형을 맞춰, 느끼는 불편감은 대부분 없어집니다.
q. 탈모약을 오랫동안 먹으면 내성이 생겨 치료 효과가 떨어지기도 하나요?현재까지 탈모약 내성에 대한 내용은 보고된 적이 없습니다. 다만, 안드로겐성 탈모증은 평생 진행을 하는 만성 질환으로, 때에 따라 진행하는 속도가 빨라지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예로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수면이 부족하거나 과음을 자주 하는 등의 경우에 질환이 악화하는 속도가 빨라질 수 있으며, 이럴 때는 dht의 감소율보다 생성률이 높아지는 경우들이 있으므로 더욱 공격적으로 방어를 강화해야 합니다. 약의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약제로 변경하거나, 성장인자 주사 치료를 병행하는 방법들이 있습니다. 치과나 산부인과를 6개월에 한 번씩 방문해 검진을 받고 건강검진도 최소 2년에 한 번씩은 받듯이, 탈모 역시 6개월에 한 번씩은 주기적인 경과 관찰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q. 탈모약을 복용한 뒤 부작용이 생겼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즉시 약 복용을 중단해야 하나요?진료하다 보면 환자가 부작용을 느끼면 혼자 고민하며 복용을 중단하거나, 이틀에 한 번 약을 먹거나 혹은 약을 반 알만 복용하다가 몇 개월이 지난 후에 진료를 다시 받으러 오기도 합니다. 가장 흔하게는 미녹시딜을 처음 사용하시는 분들은 오히려 머리가 빠진다며 바르는 약을 중단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하면 몇 개월간 오히려 탈모가 더 진행하며 악화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걱정할 만한 부작용은 없으며 나타나더라도 모두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절대 혼자 고민하지 말고, 진료를 다시 받아 방법을 찾기를 권합니다.
q. 마지막으로 부작용을 줄이면서 탈모약 효과는 잘 누릴 수 있는, 올바른 탈모약 복용법 및 주의사항에 대해 알려주세요.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도 둘째도 ‘진단’입니다. 탈모도 없는데 약을 예방 차원에서 미리 복용할 필요는 없으며, 원형 탈모증인데 안드로겐성 탈모증 약을 먹을 이유는 없습니다. 환자 본인의 상태와 진행 정도에 따른 정확한 진단과 이에 맞는 올바른 약을 적정량 먹는다면 우려할만한 부작용은 없습니다. 복용해야 한다고 설명을 들었다면, 처방에 따라 복용을 잘하는 것이 가장 좋은 복용법입니다.
도움말= 하이닥 상담의사 박수진 원장(맥스웰피부과 성형외과 전문의)